아시아나 기내식대란, 직원연대 주도의 촛불집회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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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사태 발생 6일차를 맞아 미봉책으로나마 해결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직원 연대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나 항공의 직원들이 사태를 불러 일으킨 책임자와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박삼구의 퇴진을 주장하며 6일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는 등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 되고 있다.

(더 마이스=이귀현 기자) 대한항공과 함께 한국의 항공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인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대란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일이다. 기내식 공급 문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항공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으며 그중 3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 다음 날 2일에는 전체 항공 75편 중 18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고 1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하는 등 지난 4일 박삼구 금호 아시아나 회장이 머리를 숙이던 날까지 인천공항을 떠난 아시아나 항공기 310편 중 131편(42.3%)이 이 기내식없이 운항했으며, 65편은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다. 5일 이후 기내식을 탑재하지 않거나 기내식 문제로 인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한 항공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총수 박삼구회장, 항금알을 낳은 기내식사업 문제로 야기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사진: 더 마이스DB

기내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가 선택한 방법은 기내식 서비스 구성을 변경하는 것, 메뉴를 줄이고, 간편식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과 같은 수준의 기내식을 공급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단거리 노선의 이코노미클래스 식사를 스낵박스와 간편식인 브리또 및 핫도그로 바꿨으며 비즈니스클래스는 메뉴를 줄였고, 퍼스트클래스에 제공되던 사전 주문 특별식인 궁중정찬은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변경된 서비스는 기내식 공급업체인 고메코리아(GGK)의 공장가동이 본격화 되는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내식 제공을 위한 구성품도 갖춰지지 않아 항공기에 탑재된 1000여개의 기내식도 폐기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아시아나는 변경된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다. 대한항공이 기내식 공급을 위한 협조 의사를 다시 타진했으나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승객들은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고 기내식 대란에 고스한리 노출되었던 승무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승무원은 ‘미봉책인 간편식의 대체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용승객들이 받은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일선에서 초유의 사태를 고스란히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승무원들에게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는 촛불을 들었다.
6일 저녁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포함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 300여명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직원들은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일이었으며 원인은 바로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회장의 ‘경영실패’라고 주장했다.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차질 문제로 보였던 이번 사태가 박 회장의 전근대적인 경영 방식에 대해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직원들은 박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탓에 2010년 그룹이 해체됐으며 , 박 회장이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의 경영권을 되찾으려 재무상태가 양호했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도 크게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 중의 하나인 아시아나의 현재 주가는 제주항공 등 LCC항공사보다도 낮은 수준이며 시가총액 면에서도 크게 뒤쳐져 있는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홍보 자료, 기내식 사태 이전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경쟁력은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직원들은 표면적으로 보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번 기내식 대란 사태의 이면에도 그룹의 구조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금호아시아나 직원 30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내식 업체 변경에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과연 업체 변경이 필요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나 한 직원은 “기내식만큼은 아시아나가 대한항공보다도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굳이 기내식 업체를 바꾼 것은 박삼구 회장이 경영실패로 인한 부실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받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는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15년간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았다. 그러다 이달부터 계약업체를 중국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 계열과 아시아나가 공동 출자한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 바꿨다.

만기가 도래하는 2조원의 차입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LSG에 투자를 요청했고, LSG가 이를거절하면서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HNA그룹으로 기내식 공급업체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SG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의 남용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아시아나 항공의 위법 행위 여부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출신 정의당  서울시 의원  권수진은 “2008년 그룹이 경영위기를 맞은 이후 3년 내내, 박 회장이 경영일선에 돌아오면 절대 안 된다는 얘기를  했지만 박 회장은 잠시 물러났다가 다시 복귀했다”며 “그때 함께 싸우고 막지 못해 오늘 이 사태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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