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는 날은
ㅡ #이하 (李夏)

낙엽이 지는 날은
바람이 불어야 해

지표를 흔드는 추락보다
더러 솟구쳐
뉘도 울어주지 않는
상처를 흔들며
재생의 둘레를
보기 위하여

살풀이 옷고름 날듯
뒹굴어야 해

혼은 혼끼리
해후하는 흐느낌
환희도 있는 계절
살아온 날의 무게로
추락하기보다
비워버린 만큼의
가벼움이 넘실대는

낙엽이 지는 날은
바람이 불어야 해.

 

이 시는 아주 힘든 시기에 착상한 시다. 밤샘이 하루 걸러 있던 대학 설립 초창기 교무처장직, 봄 개강하고 눈 들어 보니 가을이었다.

그 어느, 바람 고요히 불어 무척 나즉히 걸었던 낙엽길, 인생도 그랬다. 묻혔다가 가을이면 이 시가 떠오른다던 김은영 시인의 글을 우연히 보고 묵은 노트에서 꺼내어 재발표한 시이기도 하다.
https://m.blog.naver.com/iha2006/221144045976

이하 이만식/시인 작가 경원대학교 학장

사진: 원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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